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000년생) 씨가 2025년 9월 1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 입소해 해군 학사장교 사관후보생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이번 입대는 단순한 병역 의무 이행을 넘어, 복수 국적을 포기하고 장교의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지호 씨는 이날 오후 1시 5분쯤 진해기지사령부 제3정문을 미니밴을 타고 통과하며 입영장으로 들어갔다. 현장에는 모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여동생 이원주 씨가 함께했고, 부친 이재용 회장은 업무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입영식은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됐으며, 삼성전자 측은 관련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지호 씨는 해군 학사사관 139기 후보생으로 선발됐다. 이날 함께 입소한 동기들은 남자 63명, 여자 21명 등 총 84명이다. 학사사관 후보생은 11주 동안 기초군사훈련, 장교화 교육, 해군 특화 훈련 등을 받는다. 훈련 과정은 군인으로서의 기초 체력과 정신력을 다지고, 장교로서 필요한 지휘 능력과 소양을 함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후보생들은 첫 주에 보급품 수령, 신체검사, 체력검증 등을 실시하며, 원하지 않을 경우 퇴영 신청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씨는 끝까지 훈련을 이어가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임관 예정일은 보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겨레는 12월 1일을, 중앙일보는 11월 28일을 제시했다. 차이는 보도 시점의 정보 업데이트 여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임관 후에는 위관급 장교 계급 중 가장 낮은 소위로서 36개월간 의무복무를 하게 된다. 따라서 전체 군 복무 기간은 훈련기간을 포함해 약 39개월이다.

이지호 씨의 보직은 통역장교로 확정됐다. 이는 그의 유학 경험과 영어 실력을 고려한 배치로 보인다. 다만 실제 근무 부대와 임무는 훈련 성적과 해군 내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임관 시 결정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의 국적 문제다. 이지호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선천적 복수국적을 가진 상태였다. 일반 사병으로 입대할 경우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교로 지원하려면 외국 국적을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 그는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으며, 이는 개인적 결단을 넘어 공적 책임 의식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선택을 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진 병역의무자가 자원입영하는 사례는 연간 1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지호 씨의 가족 배경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재용 회장과 임세령 부회장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으로, 여동생 이원주 씨와 함께 재벌가 3세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원주 씨는 미국에서 학업 중이다. 이재용 회장은 과거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장남의 군 입대는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게 개인적 책무를 다하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입대는 단순히 한 개인의 군 복무 시작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가진 자의 책무, 그리고 재벌가 자제들의 사회적 역할을 환기시키는 사건으로 비춰지고 있다. 한겨레는 사실 위주의 보도로 훈련 과정과 복무 절차를 중점적으로 설명했으며, 중앙일보는 입영 현장의 묘사와 보직, 그리고 사회적 의미 부여에 초점을 맞췄다. 두 보도를 종합해 볼 때, 이지호 씨의 입대는 개인적 선택이자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