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예능 비정상회담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방송인 줄리안(벨기에 출신)이 최근 SNS에 한 개인 카페를 겨냥한 글을 올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공식 사과에 나섰다. 환경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행동이었으나, 특정 카페의 상호와 계정까지 공개하며 ‘저격성 글’을 게재한 점이 공인으로서 경솔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사건은 9월 22일 시작됐다. 줄리안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스레드에 한 카페 음료 사진을 올리며 “삼중컵도 생겼냐, 과대포장의 과대포장”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 업체만 그런 건 아닐 텐데 운영하시는 분들이 한 번만 더 생각해 주면 안 되겠느냐”라는 글과 함께 카페의 상호와 계정을 태그했다. 글은 빠르게 온라인상에 확산되며 해당 카페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곧 반전이 일어났다. 카페 사장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작은 얼음을 써야 빠르게 음료를 식힐 수 있는데, 이 경우 빨리 녹아 맛이 변질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단열 효과가 있는 컵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줄리안에게 직접 댓글과 DM으로 설명을 남겼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카페는 줄리안의 게시물로 인해 악성 댓글과 공격을 받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론은 곧 줄리안에게 향했다. 단순히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개별 소상공인을 특정해 공개적으로 비난한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줄리안은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23일 새벽 SNS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공인으로서 저의 경솔한 행동이 가게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금전적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고려하지 못했다. 명백한 저의 불찰”이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또한 “사장님의 사정을 먼저 듣고 의견을 나눴어야 했는데 과정을 생략한 점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고개 숙였다.
줄리안은 이번 사건을 통해 문제 제기의 대상을 잘못 설정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제의식을 느꼈다면 특정 개인이 아니라 더 큰 시스템을 향했어야 했다. 앞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특정 가게를 지목해 비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카페 사장에게 별도의 사죄를 했으며, 정신적·금전적 피해 보상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줄리안은 방송 활동 외에도 환경 운동가로서 여러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과대포장 문제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문제 제기의 방식과 책임감을 되돌아보게 한 사례가 됐다. 환경이라는 공익적 이슈를 제기하면서도 특정 개인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방식은 부적절하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그는 사과문에서 “저 또한 자영업자로서 생업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행동은 제 생각이 얼마나 얕았는지 보여주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행동의 무게를 뼈저리게 느끼고 깊이 반성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를 믿고 응원해 준 분들께 미숙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번 논란은 환경 문제 제기의 정당성 자체보다는 표현 방식의 적절성과 공인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줄리안이 스스로 약속한 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환경운동가로서 더 성숙한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될지가 주목된다.